한 달에 며칠, 밖에 나가는 걸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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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6-06-2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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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님, 안녕하세요.
한 달에 며칠, 외출을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복지관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고,
사람을 만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날들.
누군가에게 반복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지파운데이션은 26년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후원자님의 소중한 나눔으로 만들어진
위생용품 키트를 여성 장애인 300명에게 전달했습니다.

‘생리대, 여성청결제, 물티슈, 보습크림 등’으로 구성된 키트였습니다.
"아껴 써야 해서 자주 못 갈아요"
지적장애 3급인 지현(가명)씨는
생리대를 충분히 구매하지 못한 채 지내고 있었습니다.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필요한 만큼 사두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교체해야 할 때가 됐어도
한참을 더 참고 버티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함께 사는 어머니도 지적장애가 있어,
딸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거나 살펴주기 어려운 형편이었습니다.
협력기관 담당자가 이 상황을 파악하게 된 건
지현씨가 아무렇지 않게 건넨 한마디가 그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아껴 써야 해서 자주 못 갈아요."
그 말을 들은 사회복지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진작 알아챘어야 했는데,
너무 늦게 확인한 것 같아서 한동안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위생용품 키트를 받은 날,
지현씨는 부담 없이 화장실을 드나들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는 화장실에 자주 갈 수 있어요."
말과 미소가, 키트를 전달한 사회복지사의
마음에 한참 남았다고 합니다.

복지관 내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은별(가명)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생리 기간이 되면 늘 마음 한 켠이 무거웠다고 합니다.
위생용품을 받은 후,
은별씨는 밝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할 때 생리를 하면 냄새가 날까봐 걱정했는데, 이제는 괜찮아요."
그 걱정을 혼자 얼마나 오래 안고 일했을지,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말이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여성청결제를 써본 날
시설에서 생활하는 수연(가명)씨는
여성청결제를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었습니다.
10명 이상의 여성 장애인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다 보니,
개인 위생용품을 따로 챙기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시설에서 생활한 수연씨는
먹고, 입고, 씻는 것 모두 도움이 필요합니다.
여성청결제처럼 개인적인 위생용품은
필요성이 있어도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영역이었습니다.
생리 전후로 냄새와 가려움이 반복됐지만,
불편하다는 표현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던 사회복지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고,
꼭 필요한 용품이 환경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이 슬펐습니다."

위생용품 키트가 전달된 날,
수연씨에게 여성청결제 사용법을 안내해주었습니다.
거부감이 들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수연씨는 환하게 웃었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개운함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표정이었다고 합니다.
"사용할 때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서 안심했어요.
수연씨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었거든요."
"그동안 시설에서 제공하는 위생관리 범위가 기본적이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는 한층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시설 담당자-
생리 기간엔, 그냥 집에 있었습니다
중복장애(지적장애+지체장애)가 있는
하은(가명)씨에게
생리 기간은 곧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이었습니다.
다리 움직임이 제한적인 데다 의사소통도 어려워,
보호자 없이는 일상생활 대부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집에
아버지는 생계를 위해 긴 시간 밖에 나가 계시고,
낮에는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았지만
생리처럼 민감한 위생관리까지 챙기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생리 기간이 되면, 하은씨는 복지관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석이 반복됐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위생용품 키트가 전달된 이후,
복지관은 보호자와 활동지원사에게
장애 여성의 위생관리 중요성을 함께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복지관 차원에서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지원을 이어가기로 약속했습니다.

"이전에는 생리 기간마다 결석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생리 때문에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저희도 더욱 신경쓰도록 하겠습니다.”
여성용품은 누군가에게 쉽게 사용하는 생활용품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며칠의 일상을 가르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나갈 수 있는 날과 없는 날.
다른 사람과 웃을 수 있는 날과 눈치 보며 피해야 하는 날.
오랫동안 멈춰 있던 일상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혼자 견뎌야 했던 불편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습니다.
지파운데이션은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필요한 대상에게, 실제 도움이 되기 위해 지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성 장애인의 건강과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습니다.
소중한 나눔으로 변화를 만들어주신 후원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여성 장애인의 일상이 당연한 권리로 지켜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따뜻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